의료기기·체외진단(IVD) 업계의 RA(Regulatory Affairs)/QA(Quality Assurance) 업무는 반복적이면서도 정확성이 생명인 일입니다.
특히 내부감사(Internal Audit) 보고서 작성은 감사 원자료를 정리하고, ISO 13485·QMSR·IVDR 같은 여러 규제 프레임워크에 동시에 매핑해야 하는, 시간이 많이 드는 대표적인 업무입니다.
이 글에서는 실제로 Claude를 활용해 내부감사 보고서를 작성했던 과정을 바탕으로, RA/QA 담당자가 AI를 어떻게 실무에 접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.
왜 내부감사 보고서 작성에 AI가 유용한가
내부감사 보고서 작성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.
- 원자료가 비정형적: 체크리스트, 사진, 인터뷰 메모, SOP 발췌본 등 형태가 제각각
- 여러 규제 프레임워크 동시 적용: 같은 발견사항이라도 ISO 13485, FDA QMSR(21 CFR 820), EU IVDR(2017/746) 관점에서 각각 다르게 해석되어야 함
- 일관된 양식 준수 필요: 사내 표준 양식, 과거 감사 보고서 스타일과의 일관성이 중요
- 문서 간 연결성: CAR(Corrective Action Request), CAPA, 체크 리스트가 서로 참조되어야 함
이런 작업은 "빈 문서에서 처음부터 쓰기"보다 "이미 있는 자료를 구조화하고 연결하기"에 가깝습니다.
바로 이 지점이 Claude가 우리 업무를 도우는 데 있어 강점을 발휘하는 영역입니다.
실전 워크플로우: 4단계로 완성한 내부감사 보고서
1단계 — 원자료 업로드 및 구조 파악
감사 중 작성한 원본 메모(Word 파일)를 업로드하면, Claude는 파일 안의 텍스트뿐 아니라 첨부된 이미지(사진, 표 스캔본)까지 읽어 전체 맥락을 파악합니다.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AI가 임의로 내용을 추측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. Report No, 감사자 성명, 감사일자처럼 사실관계가 필요한 정보는 플레이스홀더로 남기고, 실제 발견사항만을 근거로 구조화합니다.
2단계 — 사내 양식에 맞춘 재구성
처음에는 표준적인 CAR 중심 양식으로 작성했지만, 실제 사내에서 써온 과거 보고서를 추가로 공유하자 Claude는 ISO 13485 조항별 서술형 구조로 전면 재구성했습니다. 이 과정에서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.
- 각 발견사항을 해당 ISO 13485 조항에 정확히 매핑
- 같은 발견사항이 FDA QMSR과 EU IVDR 관점에서 각각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교차 참조
- 단순 나열이 아니라 "종합 판단(Overall Judgment)"으로 Non-conformity 등급까지 제시
3단계 — 새로운 체크리스트 통합 및 상호 연결
이후 별도로 작성해 두었던 IVDR 컴플라이언스 체크리스트를 추가로 제공하자, Claude는 단순히 두 문서를 이어붙이는 대신 기존 CAR와 새 체크리스트 항목을 서로 연결했습니다. 예를 들어 "운송 시뮬레이션 검증 미흡" 발견사항(CAR-01)을 IVDR Annex I(GSPR)과 Annex XIII(성능평가) observation으로 자동 연결하는 식입니다. 이런 교차 연결은 실사(Notified Body Audit, FDA 실사) 대응 시 "이 문제가 다른 요구사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"를 즉시 보여줄 수 있어 실무적으로 큰 가치가 있습니다.
4단계 — 감사범위(Audit Coverage)를 품질매뉴얼과 매칭한 Appendix 자동 생성
보고서 본문이 어느 정도 완성된 뒤, "IVDR AUDIT COVERAGE"와 "IVDR REQUIREMENTS COVERED" 섹션(감사가 다룬 ISO 13485 Clause의 8개 영역과 11개 세부 Article/Annex 목록)을 추가로 제시하고,
이 각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증적(Evidence) 유형을 사내 품질매뉴얼(QMS Manual)과 매칭시켜 Appendix 형태로 재작성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.
이 과정에서 Claude는 다음을 수행했습니다.
- 품질매뉴얼 원문(Word, 40여 페이지 분량)을 통째로 읽어 3.4절(IVDR 대응), 4.2절(문서·기록관리), 7.3절(설계관리 및 리스크), 8.2절(PMS·불만처리·Vigilance) 등 관련 조항을 전수 검토
- 감사 범위에 나열된 Article 10, 11, 15, 24, 56, 78, 82-87, Annex I·II·III·XIII 각각을, 매뉴얼 내 정확한 절 번호(§) 및 QAP/DES/VIG 등 참조 절차서(SOP)와 1:1로 매칭
- 각 항목마다 감사원이 실제로 확인해야 할 Evidence Type(예: PRRC 지정서, EUDAMED 등록 확인서, UDI 할당 기록, PMS Plan/Report, Vigilance 보고 기록 등)을 구체적으로 나열
- 원래 흩어져 있던 "감사범위 8개 영역" 목록과 "세부 조항 11개" 목록을 하나의 통합 매트릭스(표)로 재구성하고, 두 목록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교차 참조까지 추가
- 최종 결과물을 감사보고서에 그대로 첨부할 수 있도록 가로형(Landscape) Word 문서, 5열 표(No. / IVDR 요구사항 / 품질매뉴얼 조항 / 참조 절차서 / Evidence Type) 형식으로 출력
이 작업의 실무적 가치는, 감사원이 매번 "이 조항의 근거가 매뉴얼 어디에 있고, 어떤 절차서를 봐야 하고, 무슨 기록을 요청해야 하는지"를 수기로 대조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있습니다. 특히 Notified Body 심사나 FDA 실사에서 "이 요구사항에 대한 근거를 보여달라"는 질문에, 이 Appendix 한 장으로 즉시 대응할 수 있습니다.
RA/QA 업무에 적용 가능한 다른 활용 사례
내부감사 보고서 외에도 아래와 같은 업무에 비슷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.
- CAPA 보고서 초안 작성: 부적합 원자료 → 근본원인분석(RCA) → CAPA 양식 자동 구조화
- 규제 갭분석: ISO 13485 vs FDA QMSR vs EU IVDR 요구사항 비교 매트릭스 작성
- 규제요구사항-품질매뉴얼 매칭 매트릭스 작성: 특정 규정(IVDR, MDR 등)의 조항별로 사내 QMS 문서 내 해당 섹션·절차서·Evidence Type을 자동 매칭해 감사보고서 부록(Appendix)으로 활용
- 기술문서(STED)/CE 기술문서 초안: 기존 시험성적서와 리스크 파일을 규제 양식에 맞춰 재구성
- 공급업체 감사 이력 정리: SCAR(공급업체 시정조치)와 품질계약 이력을 통합 관리
- 최신 규제 동향 모니터링: FDA, MFDS, EU MDCG 가이드라인의 최신 개정사항 검색 및 요약
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
AI를 감사·품질 문서 작성에 활용할 때는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.
- AI는 초안 작성자이지 승인자가 아닙니다. 모든 최종 문서는 RA/QA 책임자의 검토와 서명을 거쳐야 합니다.
- 사실 정보는 임의로 채우지 않아야 합니다. 감사자 성명, 날짜, CAR 번호처럼 검증이 필요한 정보는 반드시 실제 값으로 대체해야 합니다.
- 규제 인용의 정확성은 담당자가 재확인해야 합니다. AI가 제시한 조항 번호와 해석은 최신 규정과 대조 확인이 필요합니다.
- 문서 이력과 변경관리 요구사항을 준수해야 합니다. AI로 생성한 문서도 사내 문서관리 절차(버전관리, 승인 이력)를 따라야 합니다.
마치며
RA/QA 업무에서 AI의 역할은 "판단을 대신하는 것"이 아니라 "흩어진 정보를 구조화하고 연결해 사람이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"입니다.
특히 여러 규제 프레임워크가 동시에 적용되는 의료기기·IVD 산업에서는, 서로 다른 문서와 요구사항 사이의 연결고리를 빠르게 찾아주는 AI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.